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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봉찬 베케 대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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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주도
김봉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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숲을 멀리서 보세요. 나무가 삐죽빼죽하지 않아요. 나무들이 서로 비슷한 높이로 자라서 숲의 윤곽이 완만하거든요. 왜 그럴까요. 붙어 서 있는 나무가 같은 종이 아니어도 서로 아는 거예요. 옆 친구보다 너무 작으면 빛을 받을 수 없겠구나, 너무 크면 바람을 혼자 맞겠구나. 그래서 키를 맞춰가면서 자라는 거예요. 우리는 사람만 생존 전략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식물도 다 똑같은 거예요.
한국 사람들은 능력이 많아서 뭐든 빨리빨리 익혀요. 식당을 하다가 호텔도 하고, 변신을 잘하죠. 저도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이렇게 정원만 만들고 있지는 않았을 거예요.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 오래 했을 뿐이에요. 그러다 보니까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.
어떤 사람은 물어요. 땡볕에 나무 심고 가지 치면 얼마나 힘드냐고요. 그럼 저는 대답해요. 이건 노동이 아니라고요. 일 중에 제일 좋은 일이 정원 만드는 일이에요. 하루 종일 풀, 나무를 보잖아요. 얼마나 행복해요. 예전에 유럽 귀족들이 정원을 직접 가꿨잖아요. 왜 그랬겠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