최욱 : 사람은 죽어도 건축은 남는다, 시간을 기획하는 디자이너
'신비롭다는 그 천년의 미소를 보고 싶다.'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반가사유상을 보러 가기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. 그런데 미소 보다 공간에 먼저 감탄할 줄은 몰랐어요. '사유의 방' 말입니다. 은은한 계피향이 느껴지는, 어둑한 복도에 들어서면서부터 직감했죠. '아, 이제 곧 다른 시공간이 펼쳐지겠구나.' 사유의 방에서 저는 계속 움직이게 되더군요. 묘하게 각도가 틀어진 두 불상의 미소를 보려고 말이죠.